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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폰트 상업이용 이게 되는 건지 몰라서 시작도 못 했다면

글쓴이 · 폰트비
나무 스탬프 블록과 레터프레스로 찍힌 ORIGINAL 글자

티셔츠 디자인 다 잡아놓고 멈추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 폰트, 굿즈에 써서 팔아도 되는 거지?" 검색해봐도 "상업이용 가능" "폰트 파일 자체를 팔면 안 됨" 한 줄로 끝난다.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닌데.

마플샵에서 주문 들어오면 자동으로 찍히는 위탁 방식은 어떻게 되는 건지, 인쇄소에 작업 파일 넘길 때는 뭘 주의해야 하는지, 완성된 굿즈를 스마트스토어에 올리는 건 되는 건지. 시나리오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는데 이걸 나눠서 설명하는 곳을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시나리오별로 나눠봤다.

OFL 폰트라면 굿즈 판매, 사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OFL(SIL Open Font License)은 국내 무료 폰트 생태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라이선스다. 나눔고딕, 나눔스퀘어, 프리텐다드, 본고딕(Noto Sans KR) — 디자이너들이 즐겨 쓰는 한글 폰트 대부분이 OFL 1.1을 따른다.

OFL이 금지하는 건 딱 하나다. 폰트 파일 그 자체를 판매하는 행위만 막는다. 폰트를 써서 만든 디자인과 결과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거든요.

OFL FAQ는 이 부분을 꽤 구체적으로 열어두고 있다. 티셔츠, 맞춤 패브릭, 포스터, 로고, 고무 스탬프, 3D 프린팅·레이저 컷 조형물, 심지어 쿠키 커터까지 예시로 들면서 "OFL 폰트로 만든 디자인을 굿즈에 쓰고 그 굿즈를 판매하는 것은 허용"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생각보다 허용 범위가 넓다. 추가 허가도 필요 없고.

핵심은 이거다. OFL은 폰트 파일을 어떻게 배포하느냐에 관한 라이선스지, 폰트를 써서 나온 결과물에 관한 라이선스가 아니다. 폰트로 텍스트를 찍어서 나온 디자인 이미지, 그 이미지를 인쇄한 굿즈, 그 굿즈를 판매한 수익 — 이 흐름은 OFL이 규율하는 범위 밖이다. 저작권은 그 결과물을 만든 디자이너한테 있다.

하나 더. 위탁 생산할 때 번들링 조항이 걸리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번들링 조항은 폰트 파일을 소프트웨어나 다른 파일에 묶어서 배포할 때의 조건이다. 디자인을 아웃라인 처리하거나 래스터 이미지로 변환해서 인쇄소에 넘기는 건 파일 배포가 아니고. 실무에서 대부분 그렇게 하기도 하니 보통은 걱정 안 해도 된다.

공공누리 유형별로 굿즈 판매 가능 여부가 갈린다

공공누리(KOGL)는 정부·공공기관이 배포하는 저작물에 붙이는 라이선스다. 폰트 중에도 공공누리 유형이 붙은 것들이 있는데, 유형에 따라 상업이용 가능 여부가 완전히 달라진다.

유형 조건 상업이용(굿즈 판매) 변경·2차 저작
1유형 출처 표시 가능 가능
2유형 출처 표시 + 상업이용 금지 불가 가능
3유형 출처 표시 + 변경 금지 가능 불가
4유형 출처 표시 + 상업이용 금지 + 변경 금지 불가 불가

굿즈 판매 등 상업이용이 가능한 건 1유형과 3유형뿐이다. 2유형·4유형이 붙은 폰트를 상업적 굿즈에 쓰거나 판매하면 라이선스 위반이다.

3유형의 "변경 금지" 조항이 굿즈 제작에 걸리는 게 아닌가 싶을 수 있다. 다만 폰트를 활용해 텍스트를 입력·디자인하는 행위가 여기서 말하는 '변경'에 해당하는지는 공식적으로 명확히 정리된 바 없다. 불확실한 경우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문의를 권한다. 굿즈 제작·판매 자체는 상업이용 항목에서 허용되므로, 출처 표기를 챙기면서 필요하면 직접 확인해두는 게 안전하다.

출처 표기는 어느 유형이든 빠질 수 없다. 공공기관명, 저작물명, 출처 URL을 어딘가에 남겨야 하는 편이고, 굿즈 내부 태그, 판매 페이지 상세 설명, 패키지 인쇄 중 현실적인 위치를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라이선스 위반 리스크는 내가 아니라 공장이 진다, 는 착각

대부분의 설명이 "라이선스 종류"로 판단을 끝낸다. 그런데 굿즈 제작에서 진짜 위험 포인트는 따로 있다. 파일을 어떤 형태로 공장에 넘기느냐다.

폰트 라이선스의 법적 효력은 기본적으로 라이선스에 동의한 당사자에게 귀속된다. 내가 라이선스에 동의하고 폰트를 정당하게 설치했다면, 내 쪽 책임은 거기서 끝난다. 그런데 인쇄소·공장에 .ttf 파일을 직접 전달하고, 업체가 그 파일을 자기 시스템에 설치해 반복 사용하는 구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업체는 라이선스에 동의한 적 없는 제3자가 폰트 파일을 보유·사용하는 상태가 되는 거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다. "OFL이니까 상관없어"라고 생각하고 파일을 넘겼을 때, 법적 리스크가 어디로 가는지가 달라지거든. OFL 1.1은 제3자가 파일을 설치·사용하는 걸 직접 금지하지는 않지만, 업체가 자체적으로 라이선스를 검토하고 동의한 상태여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살아있다. 마루부리, KoPub처럼 자체 라이선스를 쓰는 폰트는 이 부분이 더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도 하다.

실무에서 이를 피하는 방식이 바로 아웃라인 처리다. 글자를 도형으로 변환해버리면 인쇄소가 받는 건 더 이상 폰트 파일이 아니라 벡터 패스다. 인쇄소가 폰트에 접근할 일 자체가 없어진다. 의뢰자와 생산자 사이의 책임 경계가 파일 형태로 물리적으로 분리된다.

납품 방식 인쇄소가 받는 것 폰트 파일 전달 여부 리스크 소재
.ttf / .otf 직접 전달 폰트 파일 있음 의뢰자 + 인쇄소 양쪽
아웃라인 처리 PDF / EPS 벡터 패스 없음 의뢰자만 (이미 동의)
래스터 이미지 (PNG·JPG) 픽셀 데이터 없음 의뢰자만 (이미 동의)
폰트 파일 포함 패키지 판매 폰트 파일 있음 실질적으로 파일 단독 판매와 같은 위험 — 피하는 것이 안전

아웃라인 처리나 이미지로 납품하면 리스크가 의뢰자 쪽에만 남고, 그건 이미 라이선스에 동의한 내 범위 안이다. 폰트 파일을 통째로 공장에 넘기는 순간 책임이 퍼져나간다.

마플샵 같은 POD(Print-on-Demand) 플랫폼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동일하다. 업로드하는 건 시안 이미지지 폰트 파일이 아니다. 플랫폼 내부에서 폰트 파일을 처리하지 않으니, 이 경로에서 폰트 라이선스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다.

자주 쓰는 무료 한글 폰트, 굿즈에 써도 되는지 한눈에 보기

라이선스 종류는 폰트마다 달라서 한 번은 확인이 필요하다.

폰트 라이선스 굿즈 판매 주의사항
나눔고딕 / 나눔스퀘어 OFL 1.1 (네이버) 가능 폰트 파일 단독 판매 불가
프리텐다드 OFL 1.1 가능 동일
본고딕 (Noto Sans KR) OFL 1.1 가능 동일
마루부리 네이버 글꼴 라이선스 가능 폰트 파일 유료 판매 불가, 재배포 시 라이선스 포함
KoPub 바탕·돋움 한국출판인회의 자체 라이선스 가능 (인쇄·상업이용 허용) 라이선스 전문은 한국출판인회의(kopus.org) 공식 문서에서 확인 / 폰트 파일 유료 판매 불가

나눔 계열·프리텐다드·본고딕은 OFL 1.1이라 제약이 가장 적고, 판단도 깔끔하게 서는 편이다.

마루부리와 KoPub은 제작사 자체 라이선스인데 굿즈 판매 자체는 허용 범위 안에 있다. KoPub의 세부 조항은 한국출판인회의(kopus.org) 공식 문서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웹 임베딩·재배포 관련 조건이 따로 있을 수 있으니, 굿즈 외 용도로 쓸 계획이라면 원문을 꼭 읽어두자.

라이선스를 미리 확인하고 싶다면 폰트비에서 폰트 상세 페이지를 보면 된다. 인쇄·포장지·BI/CI 등 사용 범위 항목을 한눈에 정리해두고 있고, 라이선스 원문 페이지나 공식 배포처로 바로 넘어갈 수 있어서 파일 받기 전 확인하는 용도로 쓰기 좋다.

폰트 고르고 나서 실제로 밟아보는 판단 흐름

라이선스 유형을 아는 것과 제작에 실제로 적용하는 건 다른 일이다. 쓰려는 폰트를 정하고 나면 아래 순서로 판단하면 된다.

라이선스 유형부터 — 이 폰트가 어디에 속하는가?

OFL 1.1이면 → 굿즈 판매 가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공공누리라면 → 유형 번호를 확인한다. 1·3유형이면 판매 가능(출처 표기 필수). 2·4유형이면 상업이용 자체가 안 된다. 폰트를 바꿔야 한다.

제작사 자체 라이선스라면 → 원문을 읽는다. 마루부리·KoPub처럼 인쇄 상업이용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웹 임베딩·재배포 조항이 추가로 붙는 경우도 있으니 원문 기준으로 판단한다.

납품 방식 — 공장에 어떤 파일을 넘기는가?

아웃라인 처리된 PDF·EPS·SVG이거나 PNG·JPG 이미지라면 → 폰트 파일이 전달되지 않으니 문제없다.

.ttf.otf 파일을 직접 넘기는 구조라면 → 공장이 그 파일을 설치해 반복 사용하는 방식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단순 납품이 아니라 파일 보유·사용이 생기는 순간 공장 측 라이선스 동의 여부가 문제가 된다.

출처 표기 — 공공누리 1·3유형만 해당

어디에 표기할지 미리 정해둔다. 굿즈 내부 태그, 판매 페이지 상세 설명, 패키지 인쇄 어느 쪽이든 현실적으로 남길 수 있는 위치면 된다.


라이선스는 한 번 제대로 확인해두면 다음부터는 빠르다. 같은 폰트로 다른 굿즈를 만들 때는 납품 파일 형태만 다시 보면 되고, 그다음부터는 어떤 폰트를 고를지에 집중할 수 있다.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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