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비 블로그
폰트/타이포그래피/디자인

굿즈 폰트는 스티커냐 에코백이냐에 따라 갈립니다

글쓴이 · 폰트비
흰 배경 앞에서 손에 들린 무지 에코백

굿즈 제작자들이 폰트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출력물에서 글자가 뭉개지거나 잘리는 것, 다른 하나는 판매 시작한 뒤에야 라이선스 문제를 발견하는 것. 인터넷에 굿즈용 폰트 목록은 넘치는데 정작 "왜 그 폰트가 그 굿즈에 맞는지", "어디서 허용되고 어디서 막히는지"를 함께 짚어주는 글이 드물다.

이 글은 스티커·포토카드·포스터·에코백·티셔츠 네 종류를 대상으로, 굿즈 종류별 인쇄 원리와 라이선스 함정을 먼저 짚은 뒤 실제 쓸 수 있는 무료 한글 폰트를 연결한다. 폰트 목록보다 "왜"가 먼저다.


"OFL이면 굿즈에 다 된다"는 착각부터 정리하자

무료 한글 폰트를 찾다 보면 OFL(SIL Open Font License)이라는 표시를 자주 마주친다. 많은 제작자들이 "OFL = 뭐든 OK"로 이해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반만 맞다.

OFL은 폰트를 수정해서 재배포할 때 조건이 붙는 라이선스다. 굿즈처럼 폰트를 인쇄물에 사용(임베딩하지 않고 출력만 하는 경우)하는 건 사실상 제약이 없고, 그 인쇄물을 팔아도 된다. OFL 폰트 파일 자체를 단독으로 유료 판매하는 것만 금지된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는 지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폰트 파일 재배포"의 범위. 굿즈를 만들고 나서 그 디자인 파일(AI, PSD 등)을 다른 사람에게 팔 때 폰트 파일이 포함되어 있으면 어떻게 될까. OFL에서는 폰트 파일을 "번들"로 제공할 때 원 라이선스를 동봉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디자인 파일과 함께 폰트를 패키지로 파는 경우엔 라이선스 문서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교보손글씨 같은 자체 라이선스 폰트. 교보손글씨 2025 이유빈은 OFL이 아니라 교보문고가 자체 제정한 무료 라이선스다. 개인·상업 모두 무료라는 점은 같지만, OFL과는 다른 조건이 적용된다. "무료 폰트는 다 OFL"이라고 뭉개면 세부 조건을 놓친다. 특히 손글씨 계열은 자체 라이선스가 많아서 각각 원문을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배민 폰트는 OFL이 아니라 배달의민족이 별도로 만든 라이선스다. 스티커·컵홀더·쇼핑백·핸드폰 케이스·노트·가방·신발·옷 포함 굿즈 제작과 판매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단 배달의민족 공식 배포처(woowahan.com)에서 받은 원본 파일을 써야 하고, 폰트 파일 자체를 상품으로 파는 건 불가하다.


굿즈 폰트는 결국 인쇄 방식이 결정한다

폰트 하나로 모든 굿즈를 커버하려다 낭패 보는 건 대부분 인쇄 방식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굿즈 종류마다 폰트에 요구하는 조건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굿즈 종류추천 폰트스타일소형 인쇄 가독성라이선스굿즈 판매
스티커배민 도현체굵고 단정한 고딕우수 (획 굵어 소형에도 유리)배민 자체 라이선스허용
스티커Noto Sans KR Bold기하학적 고딕우수OFL 1.1허용
포토카드나눔스퀘어 라운드둥근 고딕양호OFL 1.1허용
포토카드교보손글씨 2025 이유빈손글씨 감성보통 (10pt 이상 권장)자체 무료 라이선스원문 확인 필요
포스터·엽서Pretendard모던 산세리프우수OFL 1.1허용
포스터·엽서나눔명조세리프·단아함양호 (12pt 이상 권장)OFL 1.1허용
에코백·티셔츠배민 을지로체빈티지·레트로우수 (큰 크기 기준)배민 자체 라이선스허용
에코백·티셔츠지마켓 산스 Bold두껍고 강한 고딕우수OFL 1.1허용

이 표는 결론이지, 출발점이 아니다. 왜 이 조합이 나왔는지 아래에서 굿즈별로 풀어본다.


스티커처럼 작게 들어갈 때 버티는 폰트

다이컷(모양 커팅) 스티커는 폰트 외곽선이 칼선 안쪽에 안전하게 들어와야 한다. 폰트 자체가 좁고 획이 가늘면 여백을 조금만 잘못 잡아도 글자가 칼선에 걸린다. 소형 인쇄에서 버티는 폰트가 따로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획 두께의 균일성이 관건이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가 크면, 얇은 획이 작은 크기에서 인쇄 해상도 한계를 못 버티고 끊어지거나 사라진다. 배민 도현체는 가로·세로 획의 굵기 차이가 작고 전반적으로 두툼해서, 작은 크기에서도 글자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다. Noto Sans KR Bold 역시 굵기가 균일한 기하학적 고딕으로, 거의 모든 한글 자모를 지원하면서도 소형에서 뭉침 없이 출력된다.

반대로 스티커에 쓰면 안 되는 폰트의 특징도 있다. 세리프(부리)가 있는 명조 계열이나, 손글씨처럼 획 굵기가 들쑥날쑥한 폰트는 작은 크기의 스티커에서 취약하다. 감성은 좋아도 인쇄물로 납품받고 나면 글자가 뭉개진 걸 발견하게 된다.


포토카드에서 텍스트가 맡을 역할부터

아이돌 포토카드나 감성 소품을 만드는 작업자라면 폰트 고민이 좀 남다를 것이다. 사진 위에 이름을 얹는 경우, 생일 카드 느낌의 짧은 문구를 넣는 경우, 텍스트 카드 형식으로 꽉 채우는 경우. 어떤 형식이냐에 따라 필요한 폰트가 완전히 달라진다.

텍스트가 사진의 배경이 될 때 — 즉 사진이 주인공이고 글씨는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야 할 때는 나눔스퀘어 라운드(네이버 제공, OFL)가 안정적이다. 모서리가 살짝 둥글게 처리된 고딕이라 감성 소품에서 자주 보이는 부드러운 인상을 주고, Light·Regular·Bold·ExtraBold 4종 웨이트가 있어서 제목과 보조 텍스트 위계를 만들기도 편하다.

텍스트가 내용물일 때 — 손편지 느낌의 문구로 카드 면을 채우는 경우라면 교보손글씨 2025 이유빈이 어울린다. 교보문고가 매년 공개하는 손글씨 폰트로, 개인·상업 모두 무료다. 단, 손글씨 폰트는 소형 인쇄에서 획 연결 부분이 붙어 보이는 경우가 있다. 포토카드에 쓸 땐 최소 10pt 이상으로 잡는 게 안전하다.

손글씨 폰트는 소형 인쇄에서 획의 연결 부분이 뭉칠 수 있습니다. 텍스트 위주 포토카드라면 최소 10pt 이상을 권장해요.


포스터와 엽서는 제목과 본문을 한 폰트로

포스터와 엽서는 텍스트 크기 스펙트럼이 유독 넓다. 제목은 크게 키우고 본문은 좁은 면적에 담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 크기에서 고르게 안정적인 폰트가 필요하다.

Pretendard는 9개 웨이트를 제공하는 모던 고딕으로, OFL 라이선스라 굿즈 판매를 포함한 모든 상업 사용이 자유롭다. 큰 제목에서도, 작은 캡션에서도 일관된 인상을 주기 때문에 포스터·엽서 시작점으로 가장 실패가 없다.

나눔명조(네이버, OFL)는 손편지 감성의 엽서나 문학적 분위기의 포스터에 어울리는 명조 계열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명조체의 얇은 세리프는 큰 크기에서는 우아하게 보이지만, 소형 인쇄에서는 그 얇은 부분이 재현 한계에 걸린다. 포스터 본문에 나눔명조를 쓴다면 12pt 이상이 안전하고, 그 아래에서는 나눔고딕이나 나눔스퀘어 계열로 교체하는 게 낫다.


에코백과 티셔츠는 왜 인쇄 방식이 먼저일까

패브릭 굿즈는 폰트를 고르기 전에 인쇄 방식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 인쇄 방식에 따라 폰트에 요구되는 조건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크스크린은 스크린(망사)에 잉크를 밀어 넣어 천에 찍는 방식이다. 획이 가늘거나 세부 디테일이 많은 폰트는 스크린 통과 과정에서 잉크가 번지거나 막힌다. 굵고 단순한 획만 정교하게 전사된다. 배민 을지로체가 실크스크린에서 빛나는 건 이 이유다. 레트로·빈티지 감성의 굵은 획이 번짐 위험 없이 전사되고, 간판체 느낌이 에코백이나 티셔츠 브랜딩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지마켓 산스 Bold는 그보다 심플하고 두꺼운 고딕 계열로, 에코백의 단정한 타이포그래피 굿즈에 잘 맞는다.

DTF(Direct to Film) 방식은 필름에 인쇄한 뒤 열전사하는 방식이라 실크스크린보다 자유롭다. 손글씨나 획이 복잡한 폰트도 재현이 가능하다. 그래도 의류는 세탁과 마찰을 반복해서 견뎌야 하니, 너무 가는 획은 세탁 후 들뜨거나 갈라질 수 있다. 배민 을지로체나 지마켓 산스 Bold는 DTF에서도 안정적이다.

두 폰트 모두 옷·가방을 포함한 굿즈 제작과 판매가 라이선스에 허용되어 있다.


라이선스 유형마다 조건이 어떻게 다른가

"상업용 무료"라고 뭉뚱그려 설명된 폰트도 유형에 따라 조건이 다르다. 굿즈를 판매하기 전에 내가 쓰는 폰트의 라이선스 유형을 확인해야 한다.

라이선스 유형대표 폰트굿즈에 인쇄굿즈 판매폰트 파일 재배포출처 표기
OFL 1.1Pretendard, 나눔고딕, 나눔명조, Noto Sans KR허용허용라이선스 동봉 필요불필요
배민 자체 라이선스한나체, 도현체, 을지로체 등허용허용금지불필요
OFL 1.1지마켓 산스허용허용라이선스 동봉 필요불필요
OFL 1.1(나눔 계열)나눔손글씨 시리즈허용허용라이선스 동봉 필요불필요

OFL 폰트 주의사항: 폰트 파일 자체를 단독으로 유료 판매하는 것만 금지된다. 인쇄된 굿즈를 파는 건 문제없고, 소프트웨어에 폰트를 번들해서 배포하는 것도 허용된다. 단, 디자인 파일(AI·PSD 등)과 함께 폰트 파일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경우엔 라이선스 문서를 반드시 동봉해야 한다.

배민 폰트 주의사항: 배달의민족 공식 배포처(woowahan.com)에서 원본 파일을 받아야 하며, 라이선스에 명시된 사용 범위(컵홀더·쇼핑백·핸드폰 케이스·노트·가방·신발·옷 포함)가 있다. 폰트 파일 자체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만 불가하다.

자체 라이선스 폰트(교보손글씨 등): OFL이 아닌 자체 라이선스라 조건이 별도다. 폰트비 각 폰트 상세 페이지에서 사용 범위 항목(인쇄·포장지·임베딩·BI/CI)이 가능인지 확인한 뒤, 라이선스 원문 링크로 직접 확인하는 게 확실하다.


폰트 찾고 라이선스 확인하는 순서 ✅

폰트비는 폰트마다 사용 범위(인쇄·포장지·임베딩·BI/CI)를 한눈에 표시해준다. 굿즈 제작 목적으로 폰트를 고를 때 라이선스 원문 읽기 전에 먼저 확인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스티커든 에코백이든 결국 인쇄·포장지 항목이 가능인지가 핵심이다.

폰트비 AI 폰트 찾기에 굿즈 분위기나 느낌을 입력하면 어울리는 폰트를 먼저 추려볼 수도 있다. 목록에서 고른 폰트는 상세 페이지에서 라이선스 사용 범위 항목을 확인하고, 확실하지 않으면 라이선스 원문까지 보는 게 맞다.

납품 전에 "이 폰트 써도 돼?" 하고 식은땀 흘리는 것보다, 지금 라이선스 한 번 확인해두는 게 훨씬 속 편하다.


참고자료

이 글이 도움이 됐나요?

여러분의 반응이 다음 글의 방향이 돼요

이어서 읽기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