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한글 폰트 조합이 어색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폰트 하나 고르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진짜 어려운 건 제목 폰트랑 본문 폰트를 같이 놓았을 때거든요.
각각 봤을 땐 분명 예뻤는데, 나란히 두면 왠지 따로 놀거나 어딘가 어색한 느낌. 한 번쯤 겪어보셨죠? 특히 한글은 획이 조밀하고 글자 밀도가 높다 보니, 제목을 강하게 잡으면 본문이 눌리고, 본문을 가볍게 하면 제목과 무게 차이가 너무 커지는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이 "어색함"이 단순히 취향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폰트마다 글자가 차지하는 수직 공간의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크기로 설정해도 나란히 놓으면 한쪽이 작아 보이는 광학적 착시가 생깁니다. 이 원리를 모르면 크기를 아무리 조정해도 어색함이 안 잡혀요.
그래서 이번엔 조합표 전에 "왜 어색한가"부터 짚고, 블로그·웹사이트·PPT·굿즈 용도별 바로 쓸 수 있는 조합과 함께 라이선스 함정도 정리했어요. 전부 상업적으로 무료인 폰트들로만 골랐습니다.
같은 크기인데 한쪽이 작아 보이는 시각적 밀도 차이
폰트 조합이 어색해지는 가장 흔한 원인은 수직 공간 밀도의 차이예요. 한글은 로마자처럼 x-높이(소문자 기준선 대비 높이)가 엄격하게 정의되진 않지만, 폰트마다 글자 박스 안에서 실제 획이 차지하는 면적과 여백의 비율이 다릅니다. 이걸 비공식적으로 "시각적 크기 밀도"라고 부를 수 있어요.
쉽게 보이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Pretendard는 글자 박스를 꽉 채우는 편이에요. 자간이 좁고 획이 박스 경계에 가깝게 뻗는 고밀도 설계입니다. 반면 나눔명조는 세로 줄기가 길고 획 안쪽 공간이 넓어서, 같은 px 값이라도 실제 보이는 글자의 면적이 좁아 보여요.
결과적으로 블로그용 조합에서 Pretendard Bold 24px를 제목으로, 나눔명조 Regular 16px를 본문으로 쓴다고 가정하면 — 원본에서 권장하는 그 수치 그대로 — 나눔명조 쪽은 크기 차이(24px → 16px, 비율로 1.5배) 외에 밀도 차이까지 더해져 훨씬 작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대로 나눔명조 ExtraBold 26px + 나눔명조 Regular 16px 조합은 같은 폰트 패밀리 안에서 굵기만 다르기 때문에 밀도가 동일해서 크기 비율만으로 위계가 읽혀요.
이 원리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예요. 첫째, 같은 폰트 패밀리 안에서 굵기로만 위계를 만드는 게 왜 안정적인지 설명이 됩니다 — 메트릭(간격·높이·밀도)이 통일되어 있으니 렌더링 깨짐이 없어요. 둘째, 서로 다른 패밀리를 조합할 때는 크기를 단순 비율로 정하면 안 되고, 미리보기로 눈에 보이는 실제 비율을 맞춰야 해요.
폰트비에서 두 폰트를 검색해 직접 텍스트를 입력해 보면, 이 밀도 차이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용도별 한글 폰트 조합 비교표
아래 표는 블로그·웹사이트·PPT·굿즈 네 용도별로 바로 쓸 수 있는 조합을 정리한 거예요. 라이선스는 2026년 7월 기준이고, 실제 사용 전엔 공식 배포처에서 최신 조건을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블로그용
긴 글을 읽는 환경이라 본문 가독성이 최우선이에요. 제목은 눈길을 끌되, 본문은 피로 없이 읽힐 수 있어야 하죠. 아래 조합 중 "모던·깔끔" 행이 Pretendard Bold + Pretendard Regular인 이유도 여기 있어요. 같은 패밀리 안에서 굵기(Bold vs Regular)로만 위계를 만들면 글자 간격·높이·밀도가 그대로 유지돼서 렌더링 단계에서 예기치 않은 줄간격 어긋남이 생기지 않아요. 반면 제목과 본문을 서로 다른 패밀리로 쓰는 조합은 미리보기에서 크기 감각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 분위기 | 제목 폰트 | 본문 폰트 | 추천 크기 (제목/본문) | 라이선스 |
|---|---|---|---|---|
| 모던·깔끔 | Pretendard Bold | Pretendard Regular | 24px / 16px | OFL |
| 따뜻한·차분 | 나눔명조 ExtraBold | 나눔명조 Regular | 26px / 16px | OFL |
| 단정·신뢰감 | 나눔고딕 Bold | KoPub 바탕체 Light | 22px / 16px | OFL / 자체 무료 |
| 귀여운·개성 | 여기어때 잘난체 | Noto Sans KR Regular | 28px / 15px | 자체 무료 / OFL |
Pretendard는 9단계 굵기(Thin~Black)를 지원해서 제목과 본문을 같은 폰트 패밀리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요. 종류를 늘리지 않고도 충분한 위계가 나오는 게 장점이거든요. OFL 1.1 라이선스라 인쇄·웹 임베딩·BI/CI 모두 허용돼요.
나눔명조는 네이버가 OFL로 배포하는 명조 폰트인데, 세로 스크롤이 긴 블로그 환경에서 눈 피로가 적다는 평가가 많아요.
웹사이트용
화면 해상도, 기기 크기가 다양해서 어느 환경에서도 깨지지 않는 폰트가 필요해요. 웹폰트 임베딩 허용 여부도 함께 체크하세요. 특히 웹에서는 폰트 파일 용량이 로딩 속도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OFL 폰트 중 subset(서브셋) 제공 여부도 선택 기준이 됩니다. Noto Sans KR·Pretendard는 Google Fonts나 CDN에서 subset 웹폰트를 제공하는 편이에요.
| 분위기 | 제목 폰트 | 본문 폰트 | 추천 크기 (제목/본문) | 라이선스 |
|---|---|---|---|---|
| 모던·중립 | Pretendard SemiBold | Pretendard Regular | 20px / 15px | OFL |
| 범용·안정 | Noto Sans KR Bold | Noto Sans KR Regular | 22px / 15px | OFL |
| 모던·명확 | Spoqa Han Sans Neo Bold | Spoqa Han Sans Neo Regular | 20px / 14px | OFL |
| 개성·발랄 | 배달의민족 한나체 Pro | Noto Sans KR Regular | 32px / 15px | 자체 무료 / OFL |
Noto Sans KR은 Google과 Adobe가 공동 개발한 OFL 폰트예요. Google Fonts를 통해 CSS 한 줄로 웹폰트를 불러올 수 있고, 한글 11,172자를 전부 지원하거든요.
Spoqa Han Sans Neo는 Noto Sans를 기반으로 스포카가 개선한 OFL 폰트예요. 숫자와 영문 처리가 특히 깔끔해서 데이터나 수치가 많은 사이트에 잘 어울려요.
배달의민족 한나체 Pro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체 배포하는 폰트로 개인·상업 모두 무료예요. 다만 폰트 파일 자체의 유상 판매는 안 되고요. 개성이 강해서 전체 본문보다는 제목이나 포인트 텍스트에 쓰는 게 안정적이에요. 단, 웹폰트 임베딩(웹사이트에 폰트 파일 직접 탑재)은 우아한형제들과 별도 계약이 필요합니다.
PPT·발표자료용
발표 자료 만들다 이런 경험 한 번씩은 있을 거예요. 노트북 화면에선 예뻤는데 빔 프로젝터에 쏘니 글씨가 뭉개지거나, 발표장 뒤에서 보면 제목인지 본문인지 구분이 안 되는 상황. 원거리 화면에선 굵기가 충분하고 획이 명확한 폰트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거든요. 본문도 최소 18pt 이상은 잡아야 뒤에서도 읽혀요.
| 분위기 | 제목 폰트 | 본문 폰트 | 추천 크기 (제목/본문) | 라이선스 |
|---|---|---|---|---|
| 단정·전문 | Pretendard Bold | Pretendard Light | 36pt / 18pt | OFL |
| 개성·강렬 | 배달의민족 한나체 Pro | Noto Sans KR Regular | 40pt / 18pt | 자체 무료 / OFL |
| 신뢰·차분 | 나눔고딕 ExtraBold | KoPub 바탕체 Light | 32pt / 18pt | OFL / 자체 무료 |
한 가지 더. PPT 파일을 다른 사람한테 보내거나 다른 컴퓨터에서 열 때, 해당 폰트가 설치 안 된 환경이면 대체 폰트로 바뀌면서 레이아웃이 틀어져요. PDF로 내보내거나, 저장할 때 "폰트 포함(Embed fonts)" 옵션을 체크해 두면 이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요.
굿즈·인쇄물용
예쁘게 만든 엽서나 스티커를 업체에 맡겼는데, 납품받은 결과물 구석에 폰트 라이선스 문제가 걸릴 수 있다면 — 상상만 해도 불안하죠. 인쇄 결과물에 쓸 폰트는 인쇄·포장지 등 상업 인쇄 허용 여부를 반드시 별도로 확인해야 해요. OFL 폰트는 대부분 허용되는 편이에요.
| 분위기 | 제목 폰트 | 본문 폰트 | 라이선스 |
|---|---|---|---|
| 귀여운·온기 | 여기어때 잘난체 | 나눔명조 Regular | 자체 무료 / OFL |
| 모던·프리미엄 | Pretendard Bold | Pretendard Regular | OFL |
| 레트로·고전 | 나눔명조 ExtraBold | 나눔고딕 Regular | OFL |
여기어때 잘난체는 여기어때컴퍼니가 배포하며, 인쇄물·광고물·BI/CI 포함 상업적 이용이 모두 무료로 허용돼요. 다만 BI/CI에 사용할 수 있어도 상표권으로는 등록할 수 없으니 이 점은 주의하세요. 굵고 개성 있는 형태라 포스터, 엽서, 굿즈 제목에 자주 쓰이더라고요.
KoPub 바탕체는 한국출판인회의가 배포하는 폰트로 출판·인쇄 목적에 최적화된 느낌이에요. 별도 허가 없이 인쇄 상업 목적으로 쓸 수 있는데, 폰트 파일 자체의 판매와 무단 수정은 금지되니 참고하세요. (사용 전 kopus.org 공식 약관을 직접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무료인데 막히는 라이선스 함정 3가지
"무료 폰트"라는 말을 믿고 썼다가 나중에 걸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어요. 아래는 원본 라이선스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실제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 1 — 자사몰 웹사이트에 배달의민족 한나체 Pro를 올렸다
한나체 Pro는 개인·상업 무료가 맞지만, 웹폰트 임베딩(사이트 서버에 폰트 파일을 직접 올려 @font-face로 사용하는 방식)은 우아한형제들과 별도 계약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포스터 이미지를 웹에 올린다"는 괜찮아요. 문제는 폰트 파일 자체를 서버에 탑재하거나 CDN으로 제공할 때예요. 이 구분이 생각보다 헷갈리는 포인트입니다.
시나리오 2 — 여기어때 잘난체로 브랜드 로고를 만들었더니 상표 등록이 안 된다
여기어때 잘난체는 BI/CI 사용은 허용되어 있어요. 그런데 BI/CI로 쓸 수 있다는 것과 그 결과물을 상표권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잘난체를 활용한 로고는 폰트 형태 자체에 독창성이 없다는 이유로 상표 등록 심사에서 거절될 수 있어요. 로고를 상표로까지 보호하려면 폰트를 조형적으로 변형하거나 다른 그래픽 요소를 더해야 합니다.
시나리오 3 — KoPub 바탕체를 웹사이트에 임베딩했는데 약관을 읽지 않았다
KoPub 바탕체·돋움체는 인쇄 목적 무료 폰트이지만, 웹 임베딩은 한국출판인회의 약관(kopus.org)에서 직접 조건을 확인해야 해요. 대부분의 무료 폰트와 달리 OFL이 아닌 자체 라이선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허용 범위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쓰기 전에 최신 약관을 한 번 읽어두는 게 맞아요.
공통 교훈: "개인·상업 무료"라는 말이 모든 사용 형태를 포함하지 않아요. 인쇄 무료 / 웹 임베딩 별도 / 상표 등록 불가 — 이 세 가지는 서로 독립적인 조건입니다. 각 폰트 상세는 폰트비에서 검색하면 인쇄·웹사이트·영상·포장지·임베딩·BI/CI 사용 범위를 항목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폰트 조합 단계별 실수 패턴
폰트 조합 실수에는 묘하게 순서가 있어요.
처음엔 "무난하게 가자"는 생각으로 나눔고딕 Bold + 나눔고딕 Regular처럼 같은 폰트에서 굵기만 다르게 잡아요. 근데 막상 완성하고 보면 제목과 본문이 시각적으로 덜 분리돼서 레이아웃이 밋밋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제목을 한나체나 잘난체처럼 개성 강한 폰트로 바꿔요. 효과는 확실히 나는데, 전체 본문에까지 깔다 보면 읽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해요. 그러면 가독성 보강한다고 또 다른 폰트를 하나 더 추가하고 — 어느 순간 폰트 세 개 이상이 섞여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이 세 단계가 차례로 쌓이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해결은 단순해요. 굵기 차이를 극단적으로 줄 것(ExtraBold vs Light), 개성 폰트는 제목 포인트에만 쓰고 본문은 Noto Sans KR·Pretendard 같은 중립적인 폰트로 받칠 것, 그리고 두 개에서 끝낼 것 — 이 세 가지가 기준이에요.
라이선스 한눈에 비교
폰트 쓰기 전에 한 번만 확인하면 나중에 곤란한 일이 없어요. 아래는 이 글에서 소개한 폰트들의 핵심 라이선스 정리입니다.
| 폰트 | 배포처 | 라이선스 | 웹 임베딩 | 인쇄 상업용 | BI/CI |
|---|---|---|---|---|---|
| Pretendard | orioncactus (GitHub) | OFL 1.1 | 가능 | 가능 | 가능 |
| 나눔고딕·나눔명조 | 네이버 | OFL 1.1 | 가능 | 가능 | 가능 |
| Noto Sans KR | Google Fonts | OFL 1.1 | 가능 | 가능 | 가능 |
| Spoqa Han Sans Neo | Spoqa (GitHub) | OFL 1.1 | 가능 | 가능 | 가능 |
| KoPub 바탕체·돋움체 | 한국출판인회의 | 자체 무료 | 별도 승인 필요 | 가능 | 가능(약관 확인 권장) |
| 배달의민족 한나체 Pro | 우아한형제들 | 자체 무료 | 별도계약 | 가능 | 가능 |
| 여기어때 잘난체 | 여기어때컴퍼니 | 자체 무료 | 가능 | 가능 | 가능(상표권 등록 불가) |
* KoPub 바탕체·돋움체 웹 임베딩은 별도 승인 필요 — kopus.org 문의 권장
특히 BI/CI처럼 민감한 용도는 각 폰트 공식 배포처에서 현재 약관을 직접 확인하는 게 좋아요. 라이선스 조건은 배포처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거든요.
폰트 이름을 알았다면, 다운로드 전에 폰트비(fontbee.waffle-gl.org)에서 검색해 보세요. 폰트 상세 페이지에서 인쇄·웹사이트·영상·포장지·임베딩·BI/CI 등 사용 범위를 항목별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라이선스 안내 원문도 함께 볼 수 있어요. 직접 텍스트를 입력해서 내 글자가 이 폰트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미리보기도 되고, 거기서 바로 공식 다운로드 페이지로도 이동할 수 있어요.
어떤 분위기·용도에 맞는 폰트를 찾고 싶은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땐 AI 폰트 찾기도 있어요. 분위기나 쓰임새를 설명하면 어울리는 폰트를 추천해 줘요.
결국 폰트 조합은 밀도 차이를 이해하고 → 라이선스 함정을 피하고 → 미리보기로 눈으로 확인하는 세 단계예요. 표는 방향을 잡는 출발점이고, "이 조합 왜 어색하지?"라는 질문이 생기면 수직 밀도 차이부터 의심해 보세요.
이름을 알았다면 폰트비에서 검색해서 내 텍스트를 직접 입력해 보는 게 제일 빠릅니다. 😊 분위기가 떠오르는데 이름이 안 떠오를 땐 AI 폰트 찾기(/find)로 설명만 해도 어울리는 폰트를 찾을 수 있어요.
참고자료
- Pretendard 공식 GitHub — github.com/orioncactus/pretendard
- Noto Sans KR — fonts.google.com/noto/specimen/Noto+Sans+KR
- Spoqa Han Sans Neo 공식 배포처 — spoqa.github.io/spoqa-han-sans
- KoPub 서체 배포 — kopus.org/biz-electronic-fon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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