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텐다드 라이선스, OFL 원문 직접 읽어봤더니 유튜브·굿즈·앱이 이렇게 달랐다

구독자 2천 명 정도 되는 유튜버가 있다고 치자. 채널 분위기를 정돈하고 싶어서 썸네일 폰트를 바꾸려고 프리텐다드를 발견했다. 무료에 세련됐고 다운로드도 간단하다. 근데 막상 설치하고 나서 한 가지 생각이 걸렸다.
"유튜브에서 수익 나는 영상에 써도 되는 거야?"
"상업용 무료"라는 말을 어디선가 봤지만, 광고 수익이 붙은 영상에도 해당되는 건지 확신이 없었다. 검색해보면 "상업용 무료 맞아요"로 끝나는 글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그 한 줄로는 왜인지 안심이 안 된다.
그래서 프리텐다드 라이선스 원문을 직접 읽었다. orioncactus/pretendard GitHub 저장소의 LICENSE 파일, 그리고 SIL OFL 1.1 공식 FAQ까지.
원문에서 일단 확인한 것
프리텐다드 저장소의 LICENSE 파일에는 공식 한국어 설명이 있다.
"글꼴 단독 판매 또는 글꼴 라이선스 변경을 제외한 모든 상업적 행위 및 수정, 재배포가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짧다. 광범위한 허용 속에 딱 두 가지만 금지한다.
- 글꼴 파일 단독 판매 — TTF/OTF 파일 자체를 돈 받고 파는 것
- 라이선스 변경 — OFL이 아닌 다른 라이선스로 재배포하거나 독점화하는 것
그리고 한 가지 더. 프리텐다드는 "Pretendard"를 Reserved Font Name(예약된 폰트명)으로 선언하고 있다. 폰트를 수정해서 새 버전으로 배포할 때 이 이름을 그대로 쓸 수 없다는 뜻인데, 원본 그대로 쓰는 한 이 조항은 신경 안 써도 된다.
원문에는 "Reserved Font Name"(예약된 폰트명) 외에도 "저작권 표시를 삭제하거나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파일을 그대로 쓰는 한 건드릴 일이 없는 조항이지만, 수정 배포를 고려한다면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이 정도 배경을 깔아두고, 세 가지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본다.
유튜브 수익화 영상부터 물어보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광고 수익이 붙은 영상 썸네일에 프리텐다드를 쓰는 건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걱정한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OFL FAQ는 "영상은 폰트를 사용한 그래픽 저작물일 뿐, 폰트 자체를 배포하는 것이 아니므로 제한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다. 여기서 핵심은 폰트 파일이 시청자한테 넘어가느냐는 거다. 영상에는 넘어가지 않는다. 시청자는 폰트가 렌더링된 픽셀을 볼 뿐이고, TTF 파일을 받아가는 게 아니다.
그래서 체크리스트는 이렇게 된다.
- [x] 유튜브 자막·타이틀 카드에 사용 — 허용
- [x] 광고 수익이 붙은 영상에 사용 — 허용
- [x] 유료 강의·웹세미나 화면 구성에 사용 — 허용
- [x] 저작자 표시 의무 — 없음 (권장하나 법적 요구 아님)
- [x] OFL 파일 동봉 의무 — 없음 (폰트 파일 자체를 배포하지 않으므로)
영상 제작에서는 OFL의 어떤 조건도 발동되지 않는다. 결국 "써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단 하나다 — 폰트 파일을 배포한 게 아니니까.
안심하고 썸네일 작업을 마쳤다. 근데 같은 날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굿즈 얘기가 나온 이유
채널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진 김에, 구독자 리워드로 엽서나 스티커를 만들어볼까 싶어졌다. 프리텐다드로 디자인해서 인쇄소에 맡기면 될 텐데, 이건 유튜브랑 다른 케이스 아닌가.
맞다. 다르다. 하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OFL FAQ는 "책, 포스터, 비즈니스 카드, 티셔츠, 맞춤 패브릭, 3D 프린트 형태, 조각품 등 모두 가능하다"고 아예 열거해가며 허용을 명시한다. 굿즈도 폰트를 사용한 결과물이지, 폰트 파일 자체가 아니다. 굿즈의 저작권자는 구매자가 아니라 제작자 본인이다.
- [x] 프리텐다드로 디자인한 굿즈 제작·판매 — 허용
- [x] 포스터·엽서 등 인쇄물 판매 — 허용
- [x] 굿즈에 저작자 표시 의무 — 없음
- [x] OFL 라이선스 문서 동봉 의무 — 없음 (폰트 파일을 배포하지 않으므로)
- [ ] 프리텐다드 폰트 파일이 담긴 USB·패키지 판매 — 금지 (단독 판매 조항)
마지막 항목이 중요하다. 디자인 템플릿 파일 안에 폰트 파일을 함께 넣어서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건 "폰트 파일을 파는 것"과 경계가 애매해진다. 인쇄된 굿즈를 파는 것과 폰트 파일 자체를 파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근데 이 지점에서 개발자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
앱에 넣는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친구는 독립 앱을 하나 만들고 있는데, 전체 UI에 프리텐다드를 쓰고 싶다고 했다. "상업용 무료니까 그냥 써도 되지?"라고 물어왔다.
이번엔 "그냥 쓰면 된다"고 답하기 전에 잠깐 멈췄다. 앱은 다르다.
앱 패키지에 폰트 파일이 실제로 포함되어 배포되기 때문에 OFL은 이를 "배포(distribution)"로 본다. 그러니까 이 경우는 OFL 조건이 발동된다.
OFL FAQ Q1.20: "번들된 폰트에 대해 최소한 저작권 표시, 라이선스 공지, 라이선스 텍스트를 포함해야 한다. 사용하는 글꼴만 포함하면 되며, 정규 스타일만 쓴다면 이탤릭·볼드는 불포함 가능하다."
필수 조치는 세 가지다.
- [⚠] 저작권 표시 포함 필수 —
Copyright (c) 2021, Kil Hyung-jin형태로 원 저작자 표시 - [⚠] OFL 라이선스 공지 포함 필수 — 앱 정보 화면, About 페이지 등 어딘가에 명시
- [⚠] OFL 1.1 라이선스 전문 포함 필수 — 앱 패키지 내 LICENSE 파일 등
허용 범위는 꽤 넓다.
- [x] 앱에 프리텐다드 폰트 파일 번들링 — 허용
- [x] 해당 앱을 유료로 판매 — 허용
- [x] 앱 소스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의무 — 없음 (폰트 파일 기반 부분만 OFL 유지)
- [x] 전체 폰트 패밀리 포함 의무 — 없음 (사용하는 웨이트만 포함 가능)
한 가지 더 짚어두면, OFL은 폰트를 PDF나 앱에 임베드해서 외부에서 추출이 불가능한 형태로 만든 경우를 "배포"로 보지 않기도 한다. 이 경우 조건이 발동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적인 모바일 앱의 경우 폰트 파일이 패키지에 그대로 들어가는 구조라서 위 세 가지를 지키는 편이 안전하다.
실무적으로 어떻게 처리하냐면, Android 앱이라면 assets/fonts/Pretendard-Regular.ttf 같은 경로에 폰트 파일을 넣고 assets/LICENSE 파일에 OFL 전문을 포함시키면 된다. iOS도 번들 리소스에 폰트 파일과 LICENSE를 함께 두고, 앱 정보 화면에 저작권 표시를 넣으면 요건이 충족된다. 앱 스토어 심사에서 별도로 라이선스 표시를 체크하진 않지만, 오픈소스 폰트를 쓸 때 이 처리가 안 돼 있으면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친구한테 이 내용을 보내줬다. "고지만 제대로 하면 유료 앱에도 쓸 수 있어"라고.
이 여정을 한 줄로 정리하면
영상을 만들고, 굿즈를 찍고, 앱에 넣는 세 상황을 따라왔는데 결국 하나의 판단 축이 반복됐다.
폰트 파일이 사용자 손에 넘어가느냐, 아니냐.
| 사용 상황 | 폰트 파일 배포 여부 | OFL 조건 발동 | 필수 조치 |
|---|---|---|---|
| 유튜브 수익화 영상 | ✗ | ✗ | 없음 |
| 굿즈 제작·판매 | ✗ | ✗ | 없음 |
| 앱 임베딩·배포 | ✅ | ✅ | 저작권 표시 + 라이선스 공지 + OFL 전문 |
영상과 굿즈는 폰트를 써서 만든 결과물이고, 파일 자체가 배포되지 않는다. OFL이 금지하는 건 "폰트 파일 자체를 판매하는 것"이지, "폰트로 만든 것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앱만 달라지는 이유도 같은 논리다 — 패키지 안에 파일이 포함되어 있으니 배포로 취급된다.
이 구분 하나만 있으면, 다음에 비슷한 OFL 폰트를 만나도 같은 방식으로 따져볼 수 있다.
덧붙이자면, 프리텐다드 라이선스를 잘못 이해해서 흔히 생기는 오해 하나가 있다. "상업용 무료"라는 표현이 마치 어떤 목적으로든 완전 자유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OFL은 "상업적 용도로 쓴 결과물"은 허용하면서, "폰트 파일 자체를 상품으로 팔거나 라이선스를 바꾸는 것"은 막는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허용 범위를 잘못 판단하게 된다. 오늘 세 가지 케이스를 따라온 이유도 결국 이 경계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른 폰트도 사용 범위 확인하고 싶다면
폰트비에서 프리텐다드를 포함해 각 폰트의 인쇄·웹사이트·영상·포장지·임베딩·BI/CI·OFL 가능 여부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라이선스 원문 확인 후 공식 배포처로 바로 이동도 된다.
용도에 맞는 폰트를 처음부터 찾고 싶다면 AI 폰트 찾기를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분위기나 쓰임새를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폰트를 추천해준다.
참고자료
- 프리텐다드 공식 배포처 — Pretendard GitHub 저장소 (orioncactus/pretendard)
- SIL Open Font License 공식 FAQ — openfontlicense.org/ofl-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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