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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T 폰트 조합이 실패하는 이유와 발표 목적별 무료 한글 폰트 추천

글쓴이 · 폰트비
노트북 앞에서 인쇄한 발표 슬라이드를 살펴보는 모습

"Pretendard 쓰면 되는 거 아니야?" 하고 일단 갖다 붙였는데, 막상 발표 화면을 보면 폰트 자체는 멀쩡한데 전체 슬라이드가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문제는 폰트 자체가 아니라 조합과 맥락이다.

이 글은 PPT 폰트 추천 목록보다 한 단계 앞에서 시작한다 — 어떤 조합이 왜 어긋나는지를 먼저 짚고, 그 원리를 이해한 뒤 발표 목적별 추천표로 넘어간다. 라이선스도 전부 확인한 무료 폰트만 다뤘다.


폰트 조합이 어긋나는 세 가지 원인

좋은 폰트를 골랐는데 슬라이드가 이상한 경우, 원인은 거의 셋 중 하나다.

첫째, 계열이 다른 폰트를 제목·본문에 섞었을 때. G마켓 산스(기하학 고딕)를 제목에 놓고 KoPubWorld(세리프·출판 최적화)를 본문에 배치하면, 두 폰트는 각자 잘 만들어진 폰트임에도 같은 슬라이드에서 분위기가 따로 논다. 기하학 고딕은 정사각형 모듈 기반의 강한 인상이고, KoPubWorld 바탕 계열은 세로획·가로획의 두께 대비가 뚜렷한 출판 활자 감성이라 설계 언어 자체가 충돌한다. 같은 계열 — 기하학 고딕(Pretendard·G마켓 산스)끼리, 또는 둥근 고딕(LINE Seed)끼리 묶어야 한 화면에서 통일감이 산다.

둘째, 굵기를 과소평가했을 때. 제목에 Pretendard ExtraLight를 쓰면 역설적으로 시선이 가지 않는다. 제목은 청중의 눈이 먼저 닿는 자리인데, 획이 너무 가늘면 배경과 명도 대비가 낮아져 정보 위계가 무너진다.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기준은 제목 36pt 이상 Bold, 소제목 24~28pt, 본문 18~20pt — 이 기준에서 제목 폰트를 Light로 내리면 크기가 커도 눈에 안 들어온다.

셋째, Light 계열을 본문에 쓸 때 프로젝터 환경을 간과했을 때. LINE Seed Light나 Pretendard Light를 본문(18~20pt)에 배치하면 화면 편집 단계에서는 세련돼 보인다. 그런데 화질이 낮은 프로젝터나 밝은 조명 아래 빔프로젝터 화면에서 획 두께가 픽셀 몇 개 수준으로 떨어지면 글씨가 뭉개진다. 프로젝터 발표라면 본문에는 Light 계열 대신 Regular 이상을 써야 한다.


발표 목적과 슬라이드 역할로 짜는 무료 한글 폰트 조합표

위 원인을 이해하고 나면 아래 표의 조합이 왜 저렇게 매칭됐는지가 보인다. 전부 SIL OFL 또는 자체 무료 라이선스 기반으로 개인·상업 모두 무료 사용 가능하다.

발표 목적제목 폰트본문 폰트분위기·특징
비즈니스 보고서·기업 제안Pretendard BoldPretendard Regular한영 혼용에 최적, 9단계 굵기로 위계 자유롭게 조절
비즈니스 보고서·기업 제안G마켓 산스 BoldPretendard Regular제목에 강한 임팩트, 본문에 안정감 — 가장 많이 쓰는 조합
학술 발표·논문 포스터KoPubWorld BoldKoPubWorld Light출판 최적화 설계, 장시간 읽어도 눈 부담 없음
학술 발표·논문 포스터나눔스퀘어네오 ExtraBold나눔스퀘어네오 Regular직선적 형태, 데이터·표 많은 슬라이드에서 깔끔
크리에이티브·강의·유튜브LINE Seed BoldLINE Seed Regular둥글둥글한 모서리, 친근하고 현대적인 느낌
크리에이티브·강의·유튜브G마켓 산스 BoldLINE Seed Regular강한 제목 + 부드러운 본문 — 콘텐츠 제작 현장 단골 조합

G마켓 산스 Bold + LINE Seed Regular 조합이 마지막 행에 있는데, 기하학 고딕과 둥근 고딕을 섞는 게 아닌가 싶을 수 있다. 이 조합이 작동하는 이유는 두 폰트 모두 획에 불필요한 장식(세리프·명조 획 대비)이 없는 심플한 선 기반 설계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계열은 다르지만 설계 언어의 '온도'가 비슷해서 한 슬라이드에서 충돌이 덜하다.


폰트 하나씩 파고들기

각 폰트의 특징과 PPT에서 실제로 주의할 점을 정리했다.

Pretendard 🔤

orioncactus가 제작한 오픈소스 폰트다. Thin부터 Black까지 9단계 굵기를 지원해서, 폰트 하나로 제목·소제목·본문·캡션까지 전부 처리할 수 있다. 가변 폰트(Variable)도 있어서 웹 환경에서도 쓰기 좋다. 한영 혼용 문서에서 영문 알파벳이 따로 노는 현상이 거의 없다. 라이선스는 SIL OFL 1.1 — 상업 수정·재배포 가능, 폰트 파일 단독 판매만 금지.

주의할 점: 9단계 굵기가 장점인 동시에 함정이기도 하다. ExtraLight나 Thin을 제목에 배치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데, 제목 자리에서는 Bold 이상이 아니면 위계 효과가 살지 않는다. 미니멀한 느낌을 원한다면 제목은 SemiBold, 본문은 Regular 정도가 현실적인 하한선이다.

G마켓 산스

지마켓(㈜지마켓)에서 배포하는 폰트다. Bold·Medium·Light 3단계 굵기로 구성되어 있고, 네모 틀에 꽉 채운 기하학적 형태가 슬라이드 제목에 강한 존재감을 준다. 임팩트 있는 표지 슬라이드나 KV 텍스트에 자주 쓰인다. 라이선스는 SIL OFL 기반으로 개인·상업 모두 무료 사용 가능하다.

주의할 점: G마켓 산스는 제목용 디스플레이 폰트에 가깝다. 본문까지 G마켓 산스 Light로 쓰면 자간이 넓게 벌어져 슬라이드 텍스트가 엉성해 보인다. 본문은 Pretendard나 나눔스퀘어네오와 함께 쓰는 걸 권장한다.

나눔스퀘어네오

네이버가 제작한 폰트로, 기존 나눔스퀘어의 직선적인 형태를 이어받으면서 가독성을 개선했다. Light부터 Heavy까지 5단계 굵기를 제공한다. 데이터 수치, 표, 리스트가 빼곡한 학술·보고형 슬라이드에서 줄 간격이 안정적으로 잡힌다. 작은 크기에서도 뭉개지지 않아 참고문헌·주석 처리에도 유용하다. 라이선스는 SIL OFL.

LINE Seed KR

라인(LINE)이 배포하는 고딕 폰트다. 나눔스퀘어를 레퍼런스로 하되, LINE 로고 특유의 둥근 모서리를 반영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이다. Light·Regular·Bold 3단계이고, 굵기가 올라갈수록 자간이 넓어지도록 자동 최적화되어 있어 별도로 자간을 손댈 필요가 없다. 라이선스는 SIL OFL 1.1.

주의할 점: LINE Seed Light를 본문(18~20pt)에 쓰면 화면에서는 세련돼 보이지만, 저화질 프로젝터 환경에서는 획 두께가 픽셀 한두 개 수준으로 내려가 글씨가 뭉개진다. 프로젝터 발표라면 LINE Seed Regular 이상을 본문에 써야 한다.

KoPubWorld

한국출판인회의가 제작한 폰트다. 돋움(고딕)·바탕(세리프) 두 계열에 Light·Medium·Bold 각 3단계씩 제공한다. 이름처럼 인쇄 출판을 기준으로 설계된 폰트라 장문 텍스트에서도 눈에 부담이 없다. 논문 포스터나 참고문헌이 많은 학술 슬라이드에 특히 어울린다. 라이선스는 한국출판인회의 자체 라이선스(상업 사용 가능, 웹 서버 임베딩 시 별도 승인 필요).

주의할 점: KoPubWorld의 '웹 임베딩 별도 승인' 조건은 PPT 자체 사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PPT 파일을 웹사이트에서 직접 서빙하거나 온라인 슬라이드 뷰어에 임베드하는 경우에는 해당 조건의 적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파일에 글꼴 포함을 빠뜨리면 벌어지는 일

체크리스트에 항상 들어가는 항목인데, 왜 이게 중요한지 제대로 설명된 글을 본 적이 없어서 좀 더 풀어둔다.

PowerPoint에서 파일을 저장할 때 "파일에 글꼴 포함(Embed fonts)" 옵션을 켜지 않으면, .pptx 파일 안에는 폰트 정보가 들어가지 않는다. 이 파일을 다른 PC에서 열면 PowerPoint가 해당 폰트를 찾지 못하고 자동으로 시스템 기본 폰트(대개 맑은 고딕)로 대체한다. 폰트가 바뀌면 자간·행간이 틀어지고 텍스트 박스가 밀리거나 겹치는 현상이 생긴다.

고객사 발표, 학회 제출, 유튜브 편집 의뢰처럼 파일을 다른 환경에서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이 옵션을 켜야 한다. 저장 경로: 파일 → 옵션 → 저장 → "이 프레젠테이션 공유 시 파일에 글꼴 포함" 체크. 다만 이 옵션을 켜면 파일 크기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 Pretendard 전 굵기를 포함하면 몇 MB 단위로 증가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는 굵기만 선택적으로 설치·사용하는 것이 파일 용량 관리에도 유리하다.


발표 상황에 따른 판단 순서

목록형 가이드보다 판단 흐름으로 정리하는 게 더 실용적이라 생각해서 바꿨다.

프로젝터로 발표하는가?

  • 그렇다면 본문 폰트는 Regular 이상. Light 계열은 제목에만.
  • 배경은 흰색 또는 짙은 단색, 글씨는 반대 명도.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발표 장소 PC를 사용하는가?

  • 그렇다면 저장 전 "파일에 글꼴 포함" 필수.

발표 목적은?

  • 비즈니스 보고서·기업 제안 → Pretendard 단독, 또는 G마켓 산스 Bold + Pretendard Regular
  • 학술·논문 → KoPubWorld 동일 계열 조합, 또는 나눔스퀘어네오
  • 강의·유튜브·크리에이티브 → LINE Seed 단독, 또는 G마켓 산스 Bold + LINE Seed Regular

폰트 라이선스를 확인했는가?

  • 유튜브 업로드, 외부 배포, 고객사 납품 모두 상업적 사용에 해당할 수 있다.
  • KoPubWorld는 상업 사용 가능이지만 웹 임베딩은 별도 승인 조건이 있으니 사용 범위를 먼저 확인할 것.
  • 각 폰트의 정확한 사용 범위는 폰트비에서 폰트 이름으로 검색하면 인쇄·웹·영상·포장지·BI/CI별 허용 범위와 라이선스 원문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폰트를 고르는 것보다 조합과 적용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PPT의 완성도를 더 결정적으로 바꾼다. 위 판단 흐름을 따라가면 "이 폰트 맞나?"를 두 번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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